이 아이의 이름은 황은미.
1981년..생...
음.. 생일도 잊어먹었군. ㅛ.ㅛ
내가 만 여섯살이 되던해 난 나 살던고향을
등지고 외지로 이사를 하게되었다.
잘기억은 나지 않지만.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을 되살려보면.
어릴적 내곁에는 내 소꼽친구가 두세명 있었다.
애들이 워낙에 없던 동네라서.
어쩔수 없던 일이었다.
그중에 황은미라는 한살아래 여자아이와.
박진환이라는 내 이름과 똑같은 한살위 형이 있었다.
진환이라는 형은 어려서부터 뚱~!뚱~! 해설랑은.
항상 사고만 치고 다니는 동네 말썽꾸러기 였고.
난 온순하기 그지없고 귀엽디 귀연 착한 아이였다. (엄마가 그랬다.ㅠ.ㅠ)
은미는 나보다 한살어린 동생이었는데.
어려서부터 나보다 일찍 이성에 눈을 뜬 탓이었을까? (^^)
나한테 시집온다고 시집온다고~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의 하루 일과는
이른 아침부터 우리 집에 와설랑은.
창호지 문에 침을 발라서 ㅠ.ㅠ
구멍을 커~다랗게 뚫고서
내가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 역시 기억은 나지않지만 어머님의 말씀을 빌린다.)
이 친구들과 헤어진 난.
항상 가슴속에 이들을 꼭꼭 묻어두고서 살았다.
어쩔땐 너무 깊히 묻어두어.
잊어먹은 적도 많았지만.. ^^*
그렇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해.
내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겨울방학.
쉬운말로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어떤 명절이었는데..
고향에 들렀다가 우연히 은미랑 연락이 닿았다.
당시 진환이 형은 고등학교 진학관계로 마을에 없었다.
그때부터 난 2년동안 은미랑 편지를 주고 받았다.
내가 은미의 얼굴을 보았던 건 그때랑.
6개월정도 이후의 여름방학 때.
잠깐 만난 것.
그뿐였다.
역시 그 애는 나보다 이성이라는 것에.
눈을 일찍 떴던 것일까.
지금와서 그 애의 편지를 읽어보면.
닭살이 여기저기 마구마구~ 돋아난다.
그치만 난 그때 그애의 마음을 몰랐거니와.
그리고 알고싶지도 않았으며.
이성이라는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공부만 좋아하는 범생였으니..
아쉬운 일이다. 무지 이쁘고~ 애교도 많고 퀸카다~ ^^*
(번뜩이는 남학우들의 눈빛~ 떽~!)
나 고3이되면서.
연락이 끊어졌다.
은미 아버님의 노여움 때문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분이실게다.)
며칠전 여행중에 그 애랑 연락이 닿았다.
내가 외할머니께서 홀로 계신.
내 고향에 들렀었기 때문이다.
한해전 반가운 소식이 들려웠다.
지역구 의원에 은미아버님께서
당선이 되셨다는 소식이었다.
한달전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은미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많이 힘들었을텐데.
오빠가 되서 '힘내~' 말한마디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미안해서.
홈페이지 내 사진첩에 넣어두었다.
그애의 사진이 있길래.
기억이 나서 이렇게 몇자 적어본다.
2000년 12월 5일.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