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04 22:53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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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렇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눈이 부시기 때문이다.” 찬란한 미래를 낙관하는 건 결코 철부지들의 특권이 아니라고, 정선희씨는 말한다. 그는 오히려 서른을 넘기면서 이 말을 가슴 깊이 품게 됐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정선희씨는 고용보장은 커녕 월급과 상여금, 퇴직금도 없는 직업을 택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글에서 달콤한 환호보다는 싸늘한 외면에 더 익숙한 자신을 발견하곤 ‘여기가 나락의 끝일까, 아니면 더 떨어질 곳이 있을까’하는 암담한 생각도 가끔 했다.


그러다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매일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내일은 분명 더 나을 것이다.’ 미래는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삶의 여유가 생기고 행복해졌다. 말이야 쉽지, 라고 흘려들으실 분들을 위해 정선희씨가 ‘도 닦은’ 이야기와 ‘여전히 도 닦으며 사는’ 이야기를 공개한다. 정선희씨는 자신을 위로하고 좌절을 견디는 방법을 진솔하면서도 겸손하게 들려줬는데, 글로 엮으면 오히려 생동감이 떨어질 정도로 달변인지라 부득이 ‘육성 고백’ 형식으로 엮는다.






   프롤로그


  


축구로 치면 공격수였어요. 말이 워낙 빠르고, 시니컬하고, 비틀기 잘하고.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되받아 쏘는데 1초도 안 걸리는 거죠. 그걸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남을 웃기려면 순발력이, 그냥 있는 정도가 아니라 DNA 자체가 그래야 한다고 하니까. 근데 제가 가진 재능은, 마술로 치면 흑마술인 거예요. 잘못 쓰면 상대를 죽일 수도 있고, 잘 쓰면 상대를 살릴 수도 있는 건데 그땐 그걸 몰랐어요.  


개그맨이 남을 웃기는 사람이라고 해서 정말 우스운 사람이 아니다,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 내가 코미디언이라고 무시해? 코미디언이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주마.(웃음) 예전에 이런 인터뷰 요청이 오면, 코미디언 정선희가 아니라 커리어우먼 정선희를 조명한다고 그랬잖아요, 처음에. 그럼 인터뷰 안 한다고 그랬을지 몰라요. 왜 커리어우먼이야? 코미디언 정선희가 어때서? 코미디언 정선희는 이상해?  


지금은 그런 말 들으면 아, 내게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러나보다, 그렇게 생각해요. 속이 빈 사람이나 꽁한 마음 먹고 아무 때나 자존심 들먹이는 거다, 잘 무너지는 것도 자신감이 있어야 되는 거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억울하거나 화나는 일이 별로 없고, 여유가 생기고 좀 편안해졌어요.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서른이 넘으면서 점점 더 그러는 거 같아요.



#1. 달콤쌉싸름한 데뷔


92년에 SBS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는데 그게 스무 살 때였으니까, 어렸죠. 학교 다닐 땐 영어나 일어 같은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도 그냥 평범한 학교의 평범한 과를 다니고, 집안에 웃기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코미디언이 돼야겠다, 해서 된 게 아니라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거예요. 방송에 출연하면 유명한 사람들 많이 만나니까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게 이유라면 이윤데 오히려 하면서 자극을 받은 케이스예요. 내가 애정도 있고 하니까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근데 힘들더라구요. 요즘엔 기획사가 있으니까 데뷔하고 나서 뜨기까지 시간이 오래 안 걸리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그땐 달랐어요. 적어도 2∼3년을 무명으로 지낼 각오를 해야 하는데 스무 살에는 견디는 게 뭔지 잘 모르잖아요. 배역이 떨어져도 모조리 단역이지, 미래가 안 보이니까 불안하지. 들어오면 다 끝나는 건 줄 알았는데 영원히 빛을 못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괜히 시작했나, 돌아갈 수도 없고.  



#2. 첫 번째 시련


제일 힘들었던 때는 데뷔하고 나서 3년째 되니까, 방송물도 먹고 선배들이 잘한다고도 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막상 유명해질 기미는 안 보이더라구요. 근데 다른 방송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무슨 스카우트 제의도 아니고 그냥 우리 프로그램에 한 번 출연해라, 그런데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죠. 어, 저쪽 방송에서도 나를 아네? 그래서 덥썩 오케이를 했는데 알고보니 제가 출연하던 이쪽 방송사 프로그램하고 같은 시간대에 방송이 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두 프로가 시청률 경쟁을 하는 셈이죠. 저는 시청률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역할도 아니고 이만저만하니 저쪽 방송을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수 있는데, 제가 몸 담았던 방송사에서 시간 여유도 안 주고 단칼에 자르데요. 괴씸죄에 걸린 거죠. 마치 그걸 노렸고, 앓던 이 빼는 것처럼 시원하게 내친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매정했어요. 그것도 서러운데 상대 방송사 프로그램이 어그러졌어요. 졸지에 실업자가 됐죠.  


자존심은 둘째치고 겁이 났어요. 3년 동안 인지도는 없어도 그 물을 먹었는데, 나를 다시 안 불러주면 어떡하나. 이제와서 공부를 해서 무슨 시험을 칠 수도 없고. 6개월 동안 그야말로 ‘공중 부양’ 상태였어요. 남들은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라고 했지만, 절망과 함께 온 공백 기간에는 집중이 안 돼요. 누가 뭐라고 하면 다 끝난 것 같아서 울음부터 나와요.  




여기가 그래요. ‘갈채’에 맛을 들이면 헤어날 수가 없어요. 오죽하면 ‘이 바닥’이라고 얘길 해요. 사람이 가장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도 여기고, 정신 없이 높게높게 띄워주는 곳도 여기예요. 다시 돌아가기엔 ‘명예’가 주는 달콤함과 혜택을 알아버렸는데, 그렇다면 어떻게든 여기서 해결해야 하잖아요.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다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마음을 먹었어요. 그래, 어차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받아들이자. 여기를 그냥 머무는 곳이 아니라 내가 끊임없이 뭔가 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자. 그러고 나니까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더라구요. 한 번 실패하면 포기할 것도 한 번 더 해 보고, 누가 뭐라고 해도 씩 웃고 참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3. 쌈닭의 회개


교만해질 때가 있어요. 99년쯤이었는데, 좀 수월하게 일이 돼 간다 싶으니까 내가 누리고 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감사하다는 생각은 못 하고 그게 습관이 되니까, 내 멋대로 안 되고 피곤하면 막 짜증이 나는 거야. 나는 기준이 여긴데 너희는 이것밖에 대우를 안 하느냐, 그런 거죠. 매니저고 코디 언니고 막 괴롭혔어요. 마침 집에도 안 좋은 일이 많았어요. 가족은 평생을 살았어도 서로 모르는 점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는데, 열 번 중에 아홉 번을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그게 상처야. 집 밖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덜해지니까 이제 집이 문제로구나. 왜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가 찾아오나. 너무 힘들어서 술 먹고 길거리에 돈 뿌린 적도 있어요. 치사하게 천원짜리, 만원짜리는 못 뿌리고(웃음). 완전히 쌈닭이 돼서, 당시엔 별로 안 유명했던 피디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너무 창피해서 보기도 미안해요. 집이고 밖이고 내가 세상의 중심인데, 주변 사람들이 다 내 맘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막 화가 났던 것 같아요.  


기도를 했어요. 이런 말 하면 ‘광신도’라고 할까봐 좀 그런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기도가 아니라 명상이 될 수도 있고 마라톤이 될 수도 있고 일기 쓰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발로 교회에 찾아가서 기도를 했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람마다 자기를 돌아보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사람한테 받는 스트레스가 참 많거든요. 어떻게 이런 캐릭터가 다 존재하냐, 싶은 사람들 가끔 만나잖아요.(웃음) 누구나 독이 있어요. 사람을 만나서 힘도 얻지만 동시에 독한 에너지도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독이 나를 찌르는데, 해소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게 없으면 힘든 거죠.  


여유가 없으면 집착도 생겨요.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 니가 재벌2세인데 잠시 마실 나왔다고 생각하고 개그해라, 그래야 절박하지 않고 촌스럽지 않다고 그래요. 열심히 하는 게 지나쳐서 ‘용심’이 보이면 안 되거든요. 힘 조절이 필요해요. 저는 사랑도, 20대엔 미친년처럼 했어요. 그 남자가 너무 좋아서 잠수 타고 그랬어요(웃음). 주변에 그런 후배들도 보이거든요. 설거지 하다가 접시 다섯 개씩 깰 것 같은 후배들. 예전의 저처럼 ‘쌈닭’ 같은 후배들. 거기서 또 제 자신을 봐요. 섣불리 충고는 안 해요. 예전에 제가 그랬을 때 주변에 충고하는 사람들이 없었겠어요? 근데 안 들려요. 자기가 깨닫기 전엔 몰라요. 연예인들은 죄다 워커 홀릭이야. 잠 못 자고 쉴 시간 없다고 앓는 소리하면서도 그게 훈장이에요,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가는 거. 그러다 여백이 주어지면 완전히 공황 상태가 돼요. 내가 나를 쉬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중독에서 벗어나서 인간답게 살 수 있죠.  


근데 완전히 도 닦고 이제 교만한 마음이 없어졌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웃음). 얼마 전에 미국 여행을 갔는데, 마냥 섭섭해요.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게 며칠은 편했지, 공항에서 표 끊는 아저씨가 불친절하면 막 서운한 거 있죠. 연예인은 좀 특수한 직업이라 대중들로부터 사생활 침해도 받지만 누리는 것도 많거든요. 어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도 한 그릇 더 먹지 뺏기는 법은 없죠. 그러니까 상대가 나를 대접해줘야 비로소 겸손할 수가 있지,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하면 마냥 섭섭한 거야(웃음). 미국 갔다 오면서 엄마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엄마, 내가 슈퍼마켓에 줄 설 수 있는 마인드로 살아야겠어. 안 그러면 나중에 남편하고 같이 애 낳고 살면서 ‘힘 조절’이 안 될 것 같아.  













#4. 결심


말을 줄이는 대신 열심히 들으려고요. 물론 지금도 멀었지만, 예전에는 더 못 참았거든요.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입이 근질거려요. 그거 맞받아쳐서 재밌는 얘기 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코미디언들은 훈련이 아주 잘 돼 있어요. 시도 때도 없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니까,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그걸 어떻게 비틀어 웃겨야 하는지 연습하는 게 일이죠. 눈치봐서 지루하면 바로 드러내고, 이 각도로 이야기를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180도 방향을 틀어서 실감나게 이야기하고. 그물 안 깔고 줄 타는 거예요, 말하자면. 근데 코미디언의 그런 강점이, 때론 딜레마가 되기도 해요. 어떤 상황에서는, 절제를 못 하면 바로 ‘오버’가 되죠.  


에프엠 디제이를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제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피디가 광고 나간다고 신호를 보내면 갑자기 급정거하고 그랬거든요. 요즘엔 서서히 브레이크를 밟을 줄 알게 됐어요. 라디오는 참 이상해서, 혼자 말하는데도 듣는 걸 배울 수가 있어요.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즐거워하고 화내는지 관심을 갖게 되고, 내 단점이 오히려 남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하니까, 제가 그동안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을 받아요. 게다가 날마다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를 들으시는 분들은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이니까, 기다려주고 지지해주고 그러세요. 힘든 일 있을 땐 위안도 많이 받고요.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할 땐 디제이 할 때보다 더 많이 죽이려고 해요, 저 자신을. 그렇다고 무조건 착한 엠씨가 될 순 없을 것 같아요. 아까 ‘흑마술’ 얘기 했잖아요. 정선희는 다른 누구와 똑같아질 수가 없으니까, 제 흑마술을 사람을 살리는 데 쓰려고요. 다이아몬드에도 각이 있고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빛 받으면 각각의 빛깔이 다르게, 아름답게 나오잖아요. 각이 있고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보석인 거죠, 무기가 아니라. 그런 코미디언, 그런 진행자가 될 수 있게 저를 한번 잘 다듬어보려고요.  



  에필로그


지금보다 1년 뒤가 더 멋지겠지, 2년 뒤가 더 멋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요. 물론, 기도의 힘이죠! 나 지금 전도하고 있나?(웃음) 제가 성격상 도전하고 정진하는 성격이 못 돼요. 쌈닭 시절 얘기를 했지만 실은 싸움이나 갈등을 싫어하고 겁도 무지 많아요. 오죽하면 운전을 못 배워요. 열 명하고 얘기하는데 한 명이 입 내밀고 있으면 그게 신경 쓰여서 나머지 아홉 명하고도 즐기질 못해요. 근데 나이가 들고 경력이 많아질수록 용감해져야 하고, 끊어내고 붙들어야 할 게 뭔지 영 헛갈리는데도 자꾸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돼요. 그럴 땐 믿는 구석이 있어야 자신감이 생기는데 저는 그게 기도고,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어떤 것이겠죠. 근데 이 정도 간증했으면 자매님, 교회 나오세요, 다른 거 하지 마시고. 푸하하하! 농담이에요.   




  


1972년 서울출생
1992년 SBS 개그콘테스트로 데뷔 〈웃으며 삽시다〉 〈코미디 전망대〉 출연
1995년 KBS 〈코미디1번지〉 출연
1996년 KBS 〈코미디 세상만사〉 〈폭소대작전〉 〈슈퍼선데이〉 출연
1997년 〈슈퍼선데이〉 진행, ‘금촌댁네 사람들’로 백상 예술대상 여자코미디연기상 수상
1999년 한국 방송대상 여자코미디언상 수상
2001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진행자 부문 우수상 수상 (김흥국 정선희의 특급 작전)
2003년 MBC 〈코미디 하우스〉 출연, 〈정선희의 톡톡 튀는 생활 일본어〉 출간
현재 SBS 〈TV 동물농장〉, MBC 〈찾아라 맛있는 TV〉, SBS 〈신 학교전설〉 진행
〈일요일은 101%〉 ‘여걸파이브’ 출연, MBC FM 〈정선희의 정오의 희망곡〉 DJ
온라인 교육방송(www.cedu.com)에서 ‘정선희의 재미있는 일본어 회화’ 강사로 활동  






글·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사진·안형준, 이영진













                                                        
  
  
    



  ■  정선희씨가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     


     1. 지금이 밑바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떨어질 곳이 있을 거라는 두려움을 버린다. 이게 제일 바닥이고, 삶이 끝난 게 아니라고 믿는다. 마침표를 찍는 기분으로 자포자기 하지 않고, 쉼표를 찍고 다시 가자고 결심한다. 한번 일이 꼬이면 ‘나는 정말 되는 일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고. 그런데 말이 씨가 되더라. 아주 힘든 상황이라도 그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2.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도를 할 테고, 명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둘 다 싫으면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본 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화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분노가 사그라들 때까지 견뎌본다. 때론 시원하게 울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남에게 퍼붓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스스로 성숙한 사람이라는 뿌듯함도 느껴진다. 그러고나서 냉정한 상태에서 해결책을 찾아나선다.  



  3. 나를 괴롭히는 사람에겐 더 잘해준다


사람을 상대하는 게 제일 힘든 일이다. 더구나 별 이유 없이, 징그럽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무척 괴롭다. 한바탕 퍼붓고 다시 안 보기로 한 적도 있었는데 언젠간 또 만나더라. 그래서 더 잘해주기로 했다. 내게 잘 못할수록 더 잘했더니 관계가 점차 나아졌다.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면 못 할 일이다. 자존심을 내 턱밑에 놓고 매순간 의식하면 아무 일도 못 한다. 뜻을 이루기 위해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한다고 생각하는 게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4. 경쟁자와는 친구가 되지 않는다








연예계는 어떤 곳보다 경쟁이 심한 곳이고, 경쟁에서 밀리면 심한 좌절을 느낀다. 가장 큰 경쟁자는 나 자신이에요,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솔직하지 못한 얘기 같다. 나는 경쟁자와 쿨한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원래 친구였는데 나중에 경쟁을 하게 됐다면 모를까, 경쟁자인 걸 뻔히 알면서 굳이 친구가 되겠다고 나서진 않는다. 대신 적당히 의식하고 견제한다. 그 사람이 어디까지 왔나, 그렇다면 내가 그 사람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그렇지 않으면 늘 그 사람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는 격이 되고, 자신감을 잃고 좌절한 나머지 결국 상대를 미워하게 된다. 경쟁자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거다. 물론 상대를 음해하는 ‘반칙’은 쓰지 않는다.  



  5. 자기를 위로한다


나쁜 이야기를 듣거나 힘든 일이 있어 몸이 축축 처지면 ‘정말 잘하고 있어, 정선희!’ ‘괜찮아, 좋은 부분도 있는데 뭐’라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독거린다. 소심해서 그런지 아직도 쓴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자신을 가장 많이 위로할 수 있는 건 역시 자신뿐이다. 그래도 안 되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그게 상대를 힘들게 하는 수준이면 나중에 서로 상처가 되더라. 되도록이면 스스로를 열심히, 열심히 위로한다.  




  
  




스물한살보다 아름다운 서른한살 <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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