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다나른 읽을 거리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원태연)

by 진환 posted Mar 19, 2005
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낼 수 있는지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사진을 보지 않고도 그 순간 그 표정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저녁,비오는 수요일에는
별추억이 없었는데도 장미 다발에 눈여겨지게 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 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가사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껌 종이에 쓰여진 혈액형 이성 관계까지 눈여겨지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에 애정운이 좋다 하면
하루종일 호출기에 신경 쓰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날 그 순간의 징크스로 사람 반병신 만들어 놓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담배연기는 먹어버리는 순간 소화가 돼
아무리 태워도 배가 부르지 않다는 걸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목선이 아름다우면 아무리 싸구려 목걸이를 걸어주어도
눈이 부시게 보인다는걸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그 여자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지는
그저 모든 이유를 떠나
내 이름 참으로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카테고리 제목 날짜 글쓴이
퍼다나른 읽을 거리 흥륭기의 자만을 경계하라. 2008.07.16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성공한다 2009.02.09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한명숙 전 총리 조사(弔辭) 전문 2009.05.29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원태연) 2005.03.19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하트나무 file 2005.04.04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포토샵 설치 안하고 웹에서 무료로 쓴다. 2008.03.28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킁킁 2 file 2006.09.05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충전 file 2005.06.16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초현실주의 file 2005.01.06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초 겨울 편지 1 2007.01.14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좋은글 2010.08.18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좋아하는 이성과의 매칭 테스트! 1 file 2007.07.11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잡스 file 2011.08.28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자작곡 To my I 2008.01.27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잉여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2008.07.23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인테리어 즐겨찾기 2014.01.14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이외수 file 2006.07.09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이소라, 제발 외 4곡. 2009.05.06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이쁜 노래-* (나의 고양이, 장세용) 2008.04.18 진환
퍼다나른 읽을 거리 이런글을 봤다 file 2005.11.25 진환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