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사는 얘기

소소한 일상

by 진환 posted Jun 11, 2008


# 아버님, 어머님 또 놀러오세요 08.06.06

막내 아들의 신혼집을 구경하시러, 또는 청소하시러(^^;) 부모님이 다녀가셨다.

3박 4일간 서울구경 한번 시켜드리지 못한 마음에 죄송함도 큰데,

4일 내내 고집스레 청소만 해주시는 부모님께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짜증을 내버렸다.

휴일 출근 때문에 버스를 태워드리지 못해 마음이 더 없이 무거웠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던지, 몰랐던지, 혹은 누군가의 코치를 받았던지. 어쨌건. 그녀는.

부모님께 찜닭이라는 의외의 메뉴로 점심을 대접하고, 배웅하고, 차비 하시라며 용돈까지 건네드리겠다 한다.

며느리가 시부모를 챙겨드리는게 뭐 대수냐 하겠다만은, 저 마음 깊은 곳부터 아련히 퍼져오는 이 큰 고마움.

너무 고마웠어. 영실아- 고마워-

오늘 또 결혼에 한걸음 다가선다.
 



# 길 건너 목선이 이쁜 그녀 08.06.08


울퉁불퉁 버스를 내려 집으로 걸어들어가는 정겨운 동네길.

길 건너편 인도를 따라 목선이 이쁜, 비누냄새가 날것만 같은, 소녀같은 이상형의 뒷모습이 걸어간다.

순간 뭉클뭉클 심장이 뛰는 소리가 온몸으로 퍼짐에 전율한다.

한참을 빙그레 웃으며 몰래 훔쳐보며 따라 걷는다. 여전히 길건너 살짝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러다가 크게 불러본다.

"영실아~"

역시 그녀는 밝은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



# 저녁준비, 뭔가 불안한 미래가 엄습하고 있어 08.06.10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전화를 걸었다.

"영실아, 오늘 늦게 끝나요?"

"몰라."

"할 일이 많이 남은거야?"

"몰라."

"영실아 우리 오늘 저녁 같이 먹을까?"

"응!! *^^*"

어머니가 해주신 많은 반찬을 빨리 해치워야 하기에 집에서 밥을 먹자고 청했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쌀을 씻고, 밥을 하고, 오이를 깍고, 반찬을 접시에 덜고...

베란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때아닌 산들바람에 온맘 가득 설레인다.

그치만! 함께 엄습해오는 불안감. 혹시... 앞으로... 쭉...?

그녀가 왔다. 밥을 퍼고 냉장고 문을 여닫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한가득 만족한, 나 당신이 좋아요하는 표정으로 지긋이 나를 바라본다.

그 눈빛이 너무 고마워 그녀에게 퉁명스레 한마디 건냈다. "뭘보냐?"

행복했다.

그치만! 함께 엄습해오는 불안감. 혹시... 앞으로... 쭉... 내가 밥하는거 아냐???

?
  • ?
    miplus 2008.06.11 18:55

    밥솥도 있고 부럽다~
    아참... 스튜디오 촬영 언제야?

  • ?
    진환 2008.06.11 22:15

    허걱, 아직 밥솥이 없으세요? 먹고는 살아야할텐데~ ^^
    저희 스튜디오는 이번주 일요일 이에요. 15일이요~~~
    청담동 M스튜디오래요~

  • ?
    miplus 2008.06.12 16:38
    오호~ 오브제에서 찍는구나. 우리 한복 맞춘 집 근처에 있던데..ㅎㅎ 우린 16일 촬영이다...
    우리집엔 아직 밥솥도 없고 TV도 없어~
  • ?
    영실 2008.06.12 00:12

    차려준 밥이 너무너무 맛있었어~ 히히 ^^*

  • ?
    진환 2008.06.12 08:47

    질근질근한 밥,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지.
    뭔가 불안해......>.<

  • ?
    상미 2008.06.14 11:47

    보기 좋아요^^  사진찍는데 진짜로 가고싶었는데 ㅠㅠ

  • ?
    진환 2008.06.16 10:54

    응~ 나도 아쉽네 ^^
    정말 재밌게 잘 찍었는데~~~~
    너도 해봐~ 재밌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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