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눈인지 뭔지 모를 기분나쁜 액체가 볼에 닿았고, 이내 외투를 적시기 시작한다.
들고있던 노트북 가방이 젖을까 걸음을 재촉한다.
순간 불현듯 생각이 든다.
" 눈인가....? "
첫눈을 맞이하는 극적인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액체의 느낌은 가시지 않는다.
여느해처럼 전화기를 꺼내서 같은 번호를 누른다.
" 뚜..뚜..뚜.. "
안받는다 ㅠ.ㅠ
첫눈에 마음설레하고 흰눈만큼이나 내마음도 하얘요~ 소리치고 싶었던
스무살 소년의 순순했던 동심은 어디가고 삶에 찌들어 낭만조차 잃어가는 나를 돌아본다.
불쌍하다, 진환!
나도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