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4일, 우리들의 행복한 프로포즈가 있었다.




한때는 "이벤트 최" 라고 불릴만큼 난, 아기자기한 이벤트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벤트에 대한 열정은 온대간대 없어졌다 : (

작년 가을쯤 결혼이 너-무 하고 싶었고, 지금껏 가장 의미있는 이벤트를 하나 열어주고 싶었다.
풍선날리고, 무대에 나가 노래를 부르고, 직접 만든 영상편지를 띄우고, 촛불켜진 꽃길을 걷고 등등..
그런 식상하고 자칫 너무나 유치해지기 쉬운 프로포즈는 해주고 싶지 않았다. 영실 또한 원치 않았고.

그래서 난 가장 모던하고, 심플하고 클래식한 방법인,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반지를 건네며
진심어린 표정과 눈빛으로 사랑의 청을 건네는 그야말로 옛날버젼 프로포즈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너무 클래식한 프로포즈는 자칫 기억에서 쉽게 잊혀질까봐, 조금의 아주 조금의 이벤트는 마련했다.
이름하여 깜짝 프로포즈~♡ 두둥~♡

청담동의 유명한 레스토랑에 데려가면서 (안타깝게도 가게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 
!! 찾았다!! 청담동 tani ^^ !! 2009.09.04.
회사 동기의 결혼식이라 하였고, 요즘엔 레스토랑을 빌려서 결혼식을 하는 예도 많다며 미리미리 사전포석을 깔아뒀었다.
예약을 오래전에 했었기에 지배인은 우리를 창가 구석진 Private한 공간으로 안내해주었다. (감사합니다~ ^^)
이때 영실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정말 좋은 자리 하나가 비어있어서 너무 좋다며 순진티를 팍팍냈었다. ㅡㅡ;

레스토랑을 들어서면서 내 가슴은 마치 비탈길의 손수레처럼 덜커덩 덜커덩 불규칙하고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물론 양복 안주머니에는 한달전부터 이친구, 저친구에게 물어가며 고심끝에 고른 아주작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간직한채.

코스요리를 시켰고, 코스요리가 끝나고 마지막 후식으로 차가 나올 때까지 본식은 2층에서 진행중이란 거짓말을
순진한 영실씨는 너무나 굳게 믿고있었다. 마냥 공짜로 이 좋은 밥을 먹어서 좋다는 얘기만 남발하며;;; (눈치 하고는~)

차를 다 마셔갈 무렵, 난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내가 오늘 정말 오랫만에 편지를 한 장 써왔어, 오늘은 내가 읽어줄게~ ^^ "



떨립고, 부끄러운 목소리로 한글자 한글자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영실이 눈에는 눈망울이 그렁그렁하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

"영실아... 나랑 결혼해줄래?"

준비한 반지를 꺼내 영실이 손에 끼워주었다.

"응, 고마워"





이렇게 행복했던 우리의 프로포즈는 해피앤딩을 맞았다 : )
그리고 거의 1년 뒤 9월 6일, 우리는 드디어 결혼을 한다.
 

이건 프로포즈 때 사용한 골든듀에서 나온 페탈즈라는 상품인데, 지금봐도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들어온 예비신랑님들 참고하시라고 올려드립니다~ ^^;

아 저 위에 편지를 쓴 카드도 참 이뻤는데 앞면 사진을 찍어두질 못했네-
이 다음에 결혼하면 영실이한테 보여달래서 사진 찍어 올려놔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