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다나른 읽을 거리

글로발 아웃소싱 시대의 소프트웨어 교육

by 진환 posted Oct 06, 2009
출처: 김진형교수 (정보과학회 2009년 2월 학회지 투고글)

서론

소프트웨어(SW)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주체들이 하나의 생태계로서 공급사슬을 이루며 상호작용한다. 이 생태계에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도 중요한 주체 중의 하나이다. 요즈음 대학에서 느끼는 우리SW 생태계는 한마디로 위기이다.  컴퓨터-SW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들도 컴퓨터-SW 기술자로서 산업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저하되어 있다. 10년 전까지는 가장 우수한 학생만이 전공할 수 있는 첨단분야였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전문지식과 역량을 갖춘 학생을 배출하는 것이 공과대학의 존재 이유일진데 지금 컴퓨터-SW 학과들은 학생이 지원하지 않음으로써 공과대학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상실해 가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대학에서 컴퓨터-SW 학과가 존립의 위기까지 맞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SW산업이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SW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고, 기술창업의 열기가 속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의 출현이 이어지고, 창의력 있는 인재들이 모이는 산업인데 왜 우리나라의 SW기업들은 적정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벌체제라 불리는 우리 산업계의 구조적 문제점,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의식, 대 소비자인 정부 부처의 발주관행 후진성, 경쟁국의 선전 등등.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 대학의 능력부족과 목표 설정의 비현실성도 큰 이유 중의 하나로 지적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들을 통합하여 그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큰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던 것’이 오늘날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산업과 대학, 그리고 정부의 지원 정책이 글로발화하는 경제, 글로발화하는 경쟁, 글로발화하는 교육을 간과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리라. 이 글에서는 소프트업계의 글로벌 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이 위기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그 극복하기 위하여 산업계, 그리고 대학과 정부를 포함한 우리 SW 생태계의 모든 주체들이 취하여 할 큰 방향을 논의 해 보고자 한다. 

 

소프트웨어시장의글로벌화

세계 경제가 하나의 글로발 시장으로 통합됨에 따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들이 국가의 경계선 안에 머물지 않는다. 상품이 국가의 경계선을 넘나든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었고 서비스의 국제 유통도 활성화 추세에 있다. 따라서 전문인력 수급 문제를 하나의 국가 차원에서만 볼 수가 없다. 인건비가 저렴한 곳으로 생산기능을 이전되어 중국은 이미 세계의 제조업 기지가 되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제품의 기획이나 설계, 품질관리 등의 핵심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이에 더하여 통신시스템이 전세계 컴퓨터를 연결하고 워크플로우 SW의 활용으로 업무처리가 정형화 됨에 따라 IT서비스나 SW개발은 더욱 쉽게 외국으로 아웃소싱된다[1]. SW개발 업무만이 아니라 billing, 구매, 인사관리 Accounting 등의 일상적인 업무까지도 해외 아웃소싱이 일상화되고 있다[1]. 이를 Business Process Outsourcing (BPO)라고 한다.

기업이 해외에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는 단계별로 다양하다. 초기에는 저렴한 인건비가 가장 중요한 결정인자이다. 경비 절감을 위하여 업무를 정형화하고 이중 단순 업무를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한다. 마침 그 지역의 시장이 매력적이면 아웃소싱은 더욱 탄력을 받는다. 해외 인력이 초기에는 단순작업을 주로 수행하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그들도 전문가로서 성장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인건비도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경비 절감보다는 전문가 활용이 아웃소싱의 주 목적이 된다. 즉 자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전문인력을 해외에서 조달한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전문가 네트웍을 활용하여 신상품을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글로발 통합운영을 통하여 세계적 수준에서의 최적화로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하게 된다.



[1] SW분야의 Outsourcing을 SW개발이나 IT서비스의 해외 발주하는 IT Outsourcing (ITO)과 일상적인Business의 process, 즉 구매, accounting, 인사, R&D 등을 해외 발주하는 것을 Business Process Outsourcing(BPO)라고 구분한다. BPO도 실질적으로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SW인력이 깊이 관계한다.

 

 

인도는 SW 아웃소싱 시장에서 최강자이다. 세계의 call center 역할을 하고 있으며 12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TATA Consultancy Services[1]와 72,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Inforsys 등 인도 IT서비스 기업들이 서구의 IT시장을 석권하고 심지어는 SW인력이 풍부한 중국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전통적인 SW 아웃소싱의 강자인 캐나다, 아이랜드, 이스라엘은 물론 말레이지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멕시코 등의 중남미 국가들과 러시아, 체코, 헝거리 등의 동구권 국가들이 SW 아웃소싱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중국도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인력 풀을 바탕으로 SW 아웃소싱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했다[2].

2006년 616억불 규모의 세계 ITO-BPO 시장에서 중국은 10%를 차지하고 있다. McKinsey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이 시장에서 2015년까지 560억불 매출을 목표로 한다[3].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SW및 IT서비스 산업은 1997년 이래 5년간 년 42%씩 상장했다. 32개 거점대학에 SW대학을 설립하고 10개 아웃소싱 핵심기지, 100개의 다국적 기업 유치, 1000개 중국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십-백-천 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기업에게 Offshore Software Engineering Model 교육을 실시하고 인증하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심하여 IT 아웃소싱 산업을 키웠다. 이에 호응하여 130개 이상의 대형 다국적 기업이 R&D센터를 중국 내에 설치하여 아웃소싱 계약체결의 통로 역할을 해 주었다[3]

풍부한 인력과 함께 저렴한 통신 인후라, 국내 제조업에 대한 지식이 또한 중국이 아웃소싱 기지로서의 장점이다. 중국 동북지방은 일본어나 한국어를 구사하는 중국인이 200만명이나 되어서 일본과 한국의IT-BPO 서비스의 근접기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인도의 IT-BPO 수주는 67%가 미국, 유롭이 25%인데 반하여 중국은 59%가 일본, 홍콩이 11%이다. 중국은 앞으로 일본과 한국의 반도체, 가전 HighTech 회사들의 Engineering Outsourcing기지나 R&D Hub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된다[4]. 이미 여러 한국 기업이 자회사를 차리거나 용역 하청으로 SW 개발업무와 일상적인 업무를 중국에 맡기고 있다.

글로발화에서 앞서가는 IBM은 이미 범세계적인 통합 운영을 목표로 생산, 구매, 개발, 판매, 지원 업무를 글로발 차원에서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일찍이 중국에 진출하여 1995년에Research Lab, 1999년에 Global Delivery Center(이하 GDC), 2005년에 System Center, 2006년에는Global Procurement Center를 중국에 설치하거나 옮겨옴으로써 16.000명 이상의 직원을 중국에 유지하고 있다. 현재. IT서비스 아웃소싱 및 BPO를 목적으로 심천, 상해, 대련, 청도에 설립하여 5000명의 직원을 확보한 GDC는 2009년 중반까지 9000명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각 GDC는 지역적 특색에 맞추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에 가까운 심천GDC는 금융서비스에 특화하여 서비스 아웃소싱, 콜센터 등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해GDC는 일본, 미국, 유럽, 중동과 중국 내 고객을 중심으로. SAP과 같은 패키지와 제조업 역량을 갖고 있다. 대련GDC는 제조업과 보험업의 전문영역으로 일본과 한국을 대상으로 ITO 및 BPO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IBM 내부를 위한 개발 역량과 함께 응용서비스, 테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최근 설립된 청도GDC는 IBM 내부 고객을 위한 개발과 일본과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 IBM GDC의 인력구성을 볼 것 같으면 68%가 학사학위, 30%가 석사학위 소유하였으며, 이들은34%가 web 기술, 18%가 Mainframe, 20%가 Package전문가로 분류된다. 컴퓨터 언어보다는 SW Tool이나 SAP과 같은 package와 응용분야 전문성을 추구하는 고급인력 중심 중국의 우수대학 출신 인력과 해외에서 온 IBM 직원이 하나의 팀으로 운영된다. IBM은 이제 낮은 인건비보다는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수한 중국 인력을 채용하여 SW패키지와 특정 산업분야의 전문지식을 연계한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전문가는 범세계적 차원에서 활용된다, 이를 위하여 사내에서 영어는 물론 일어 및 한국어 훈련과 함께 관리자 교육도 병행하여 중국인 직원들에게Career 비전을 제공하고 있다.

IBM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우수대학들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년 800명의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는 대련GDC는 20개 대학과 40개의 프로그램, 100개의 공동 랩을 운영한다. IBM에서 대련이공대에게 교과과정, 취업 전 언어교육을 포함하는 3개월 인턴과정, 12주 SW개발 프로젝트과정을 제공하는 등 산학협력이 활발하다.

한편 Microsoft는 북경에 연구소(Microsoft Research Asia)를 10년 전에 설립하여 R&D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전 세계 다섯 곳에 설립한 R&D 네트워크의 하나로서 동아시아 및 호주 지역을 관장하고 있다.중국 지역의 우수인력을 활용하여 HCI, Search, Graphics, Natural Language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수준의 연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인턴제도, 공동연구 등을 통한 지역 내 우수 대학교와의 활발한 산학협력을 통하여 중국 연구인력의 세계 무대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이런 결과로 HCI, Graphics, Information Retrieval 등의 연구 분야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또한 연구소에서의 연구 결과를 상품화로 이끄는 개발센터를 같이 운영하여 학술적 명성과 함께 상품개발에서도 중국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곧 상하이에 두 번째 Microsoft 개발센터를 설립한다.

글로발 전문기업의 지원으로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은 컴퓨터-SW의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있다. 최기에는 낮은 인건비가 해외 기업의 유인책이었으나 곧 우수인력의 활용이 주된 목적이 되었다. 더구나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은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매력적인 SW 개발기지로 성장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힘겨운 상대인 것이 분명하다.



[1]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IT서비스 기업인 삼성SDS는 8000명 수준이다. TATA Consultancy Services는 삼성SDS보다 약 15배의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2] 인건비, 인력수급 및 기술수준, 기업환경을 종합한 2007 Global Service Location index에 의하면 인도, 중국 말레이지아, 타이랜드, 브라질, 이토네시아, 칠레, 필립핀, 불가리아, 멕시코 순위로 경쟁력을 갖는다. A.T. Kearney 자료를 [2]에서 재인용

 

우리 SW 서비스시장의 개방

우리나라는 2008년 9월 인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의 협상을 마치고 국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CEPA)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FTA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인도에게 공산품의 관세 철폐 및 감소를 요구하고 있다. 전자부품,자동차 부품 수출과 유통시장 진출과 대규모 SOC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대급부로 우리나라에서는 인도에 SW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였다. 즉 컴퓨터 및 관련 서비스 분야의 독립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 기술자가 우리 법인과 공급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입국 체류하는 것을 양허하기로 하였다. 이 협정이 발효하게 되면 많은 인도 SW 기술자들을 국내에서 접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 SW기술자의 일자리와 임금 수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가뜩이나 열악한 컴퓨터 SW 분야로의 인력 유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 SW기업의 글로발화

2006년도 SW 및 서비스 생산은 20조원 수준으로 IT 총생산의 8%에 불과하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24%에 많이 모자라는 수치로서 우리나라의 IT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이고 SW가 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컴퓨터 서비스 수출도 매우 미미하다. 2004년도 우리나라의 컴퓨터 서비스 수출은 전 세계 시장의 1.5%로서 세계 20위 수준이다. 이는 1995년의 2.3%, 10위권에 비하여 많이 후퇴하였다[5]. SW가 2006년의 국가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것 같으면 인도는 66%, 아일랜드는25%, 이스라엘은 20%이지만 한국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이 데이터는 우리의 SW 및 서비스 수출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상대적 위상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급격히 성장하는 세계 SW 사장에서 경쟁국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계 10대 교역국이자 유사한 순위의 국가 총 생산량의 우리나라가 SW 생산에서는 겨우 2%를 차지한다는 것은 SW 산업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SW 산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매출의 30%가 순이익인 황금알을 낳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2008년은 우리 IT서비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활발하였고 괄목할 성과도 있었다. 미국발 금용 위기가 세계 경제를 침체시켜서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언론 매체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3대 IT기업의 해외 수주 실적은 괄목할만하다. 삼성SDS는 작년 100만 달러 수준에서 올해 1억5000만 달러 수주를 했으면 LG CnS도 작년 대비 50%이상 초과 달성하였고, SK C&C는 작년 590만 달러에서 올해 1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금융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이 실적을 우리 IT 기업의 해외 진출이 시동이 걸린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세계 수준의 우리 전자회사들은 인도와 중국에서 1000 – 2000명 수준의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내장형SW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지는 것에 비례하여 인도개발센터에 대한 당위성도 높아 간다. 한편 늦었지만 최근 우리 IT서비스 기업들도 해외로 아웃소싱을 발주하기 시작하였다. 국내 시장이 협소하고 잠재적 성장가능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발주관행 등 업환경이 기업 친화적이지 못하여 국내에 투자를 꺼리는 것이 한 이유라면 높은 인건비와 훈련된 전문가를 구하기 힘든 것도 국내 기업의 해외 아웃소싱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리적 이점과 문화적 동질성, 언어 문제 때문에 세계의 아웃소싱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인도보다는 중국을 선호한다. 또한 현지 회사에 일을 맡기기보다는 중국 인력을 채용하여 개발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 대기업 SI회사들은 개발인후라와 보안인후라를 구축하는 등 관리체계를 확립하고 한국 본사과 중국 GDC간의 협업프로세스를 정립하였다. 시스템통합과ITO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중국 내에서 수주한 SI사업으로 확장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또한 중국 개발센터 운영을 통해서 분석/설계와 개발 공정을 분리하는 제도 및 조직의 조기 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부수적인 목적도 갖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는 우리 SW기업이 추구하는 단기적 이익은 낮은 인건비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국의 인건비는 년 19%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 환률변동, 신노동법의 발효로 인건비 부담이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접근하기 쉬운 해안지역의 도시 인건비 수준은 이미 우리나라의 60%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기업들의 중국 SW 개발센터가 정착하는 4, 5년 후에는 인건비 절감 효과는 상당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에의 아웃소싱을 중국시장을 접근한다는 전략적 정기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기업이 다수 있다. 즉 우리 기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국인력을 활용하여 중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목표로 한다. 이런 경우 중국인 직원과의 소통의 문제는 큰 장애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우리말을 하는 중국인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일 수 밖에 없다.

 

SW산업의 글로발화는 대세

우리의 SW개발자의 인건비는 중국, 인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아서 IT 서비스의 아웃소싱 기지로서는 경쟁력이 없다. 2006년 자료에 의하면 중국보다는 4~8배, 인도보다는 5~2배 인건비가 비싼 것으로 나타난다.[2]. 캐나다나 이스라엘처럼 특수한 기술과 능력을 갖추지 않는 한 아웃소싱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더구나 언어의 장벽은 아웃소싱의 수주를 더욱 어렵게 한다.

반면 우리나라도 아웃소싱을 주는 나라의 반열에 들어갔다. 우리 IT기업도 이제 외국의 저렴한 인력,우수한 전문인력을 활용하지 않고는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마당에서 값비싼 우리 인력만 사용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외국으로 업무를 아웃소싱하던 외국 전문인력을 도입하던 무슨 수를 내야 한다. 대형 IT 서비스 기업들은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을 위하여 이미 은행 및 공공부분의 업무에서도 외국의 SW개발인력을 투입하려고 한다. 대형 전자회사들은 인도의 개발센터를 더욱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여러 가지 규제로 견제하고 이들의 진입을 늦추려는 정서가 있기는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어쩔 수 없이 아웃소싱이나 서비스 개방 추세를 받아드릴 수 밖에 없다. 글로발 경쟁력을 위하여IT서비스업은 지금 구조조정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IT서비스 기업이나 SW업체의 생존을 위하여 비싼 서비스, 열등한 서비스를 강요할 수는 없다. 우리 기업에서도 우리 졸업생들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고 그 대안을 외국에서 찾는다

한편 학생과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SW 산업이 열악하다 보니 컴퓨터-SW 전문인력에 대한 보상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직업 만족도가 낮아서 대학의 컴퓨터-SW 학과는 빠르게 황폐화 되어 가고 있다. 지망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으며 졸업생들도 전공 분야로의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과 대학 재학 중에도 programming 능력 향상에는 무관심하다. 엔지니어로서 긍지를 갖지 못하고 안정적인 관리직이나 교수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우리 대학에서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SW산업에정부차원의관심을유도해야

우리나라 같은 중소국에서 모든 산업을 유지할 수는 없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이나, 기술이나 자원 확보 가능성, 우리국민의 문화나 속성 등에 맞는 산업만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SW산업을 포기할 수 있을까? 비록 현재 우리나라의 SW생태계가 열악하고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국가 경제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 산업이라서 이 산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세계의 SW 시장은 매우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며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영역이 있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그런 예가 없지만Microsoft가 그랬고, e-bay가 그랬고, Google이 그랬듯이 성공하면 세계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할 수 있다. SW산업은 그 자체로도 커다란 산업이지만 타 산업의 효율과 성과를 위하여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경제사회에서는 SW산업이야 말로 산업의 쌀로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견인하는 산업이다. 텔레컴, 자동차, 항공기, 의료기 제품의 개발원가의 50%이상이 SW이다. 금용과 보험을 생각해 봐라. 정보시스템이 없이 금용 보험업이 하루라도 운영될 수 있을까? SW가 전 산업의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어느 산업분야에서 일하던 소프트웨어 활용과 개발 능력이 바로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이 되었다.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SW 및 IT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신인프라를 구축한 후에는 서비스를 구축하여야 하는데 이는 SW기술자의 담당 업무다. 또 행정의 효율성, 투명성을 제고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바로 정보시스템이다. 또 요즘 같은 경제 위기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SW산업은 고용효과가 큰 산업이다. 건설업과 같이 인건비 비중이 높고 사람의 경쟁력이 곧 산업의 경쟁력인 산업이다. 그림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선진국에서는 고용인구의 약4%가 컴퓨터-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2% 수준이다[7].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더욱 많은 컴퓨터-소프트웨어 전문가와 전문기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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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국가별 컴퓨터-소프트웨어 기술자 비중 (%)[1]

 

SW산업 진흥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정부는 산업진흥의 정책시행자이기도 하지만 커다란 SW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SW생태계가 이렇게 황폐해진 데에는 소비자로서의 정부의 잘못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SW산업담당 부처는 물론 국가 지도자가 지도급 인사들이 SW와 SW산업이 중요하고 이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학회를 비롯한 전문가 구룹이 적극적으로 홍보와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아웃소싱추세에대응하는전문가교육

경쟁국 젊은이는 다국적 기업의 지원으로 경험을 쌓아서 고급 엔지니어로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 젊은이들은 적절한 경험을 쌓지 못하고 SW 엔지니어의 직업을 회피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을 어찌하여야 하는가? 그러나 모든 SW 일자리가 인도나 중국 등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OECD 보고서[5]에 의하면 오직 20%의 일자리만이 아웃소싱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또 아웃소싱되는 일자리도 단순한 일자리들이 대부분이다. [표1]에서 보는 것 같이 일상적이고 타성적인 업무, 즉 단순 코딩이나 시스템 운영 등의 IT업무나 인사, 회계 등의 기업 업무는 아웃소싱이 가능하나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IT업무는 아웃소싱 되지 않는다[1, 6].

우리 젊은이들이 고임금을 받기 위하여는 후진국 젊은이들과 단순 업무를 갖고 경쟁하면 안 된다. 단순 업무, 아우소싱의 타겟이 되는 업무는 후진국 젊은이에게 주고 우리는 도욱 고도의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어떠한 일이 아웃소싱이 되고 어떤 직업이 국내에 남는가는 중요하다. 글로발 차원의 과제를 관리하는 일이나 대규모 시스템 통합 작업, 시스템 아키텍춰를 설계하는 일, IT 연락 업무 등은 일상적인 업무이지만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웃소싱할 수 없다. 또한 보안전문가, 요구사항 분석, 논리 설계자, 시스템 테스팅, 사용자 훈련 등의 업무도 해외로 보낼 수가 없다. 또한 일상적인 기업 업무에서도 공급망 관리, 업무 분석, 제고 관리 등의 업무는 자국 내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취업을 준비할 때, 또 졸업 후 직장을 선택할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인 직업이 가능하고 고임금을 얻을 수 있다.

 

아웃소싱이 가능한 IT업무

아웃소싱이 안되는 IT업무

단순작업

l  응용시스템 개발

l  상세 설계

l  프르그램 코딩 및 단위 테스팅

l  시스템 유지 관리

특화된 IT 기술

l  글로발 과제 관리

l  대규모 시스템 통합

l  시스템 아키텍쳐 설계

l  IT 연락/교섭

일상적인 서비스

l  시스템 관리

l  네트웍 관리

l  인프라 관리

l  Help desk

l  후방 지원 업무(back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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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1] 아웃소싱 가능한 IT업무와 가능하지 않은 IT업무

 

대학에서 졸업생의 취업을 염두에 두고 글로발 시대에 맞도록, 또 우리 실정에 맞도록 교육 내용을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학에서도 Computer Science의 교육 내용에 관한 많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Georgia 공과대학에서는 졸업생이 글로발 사회에서 종합적이고 조화로운 발상이 가능하도록 학부 Computer Science 교과과정을 대폭 개혁하였다[8]. Computer Science 범위 밖의 과목들을 포함하는 8개의 소전공(Thread)을 만들고 두 개의 소전공 과목을 수료하면 학사학위를 수여하도록 하였다. 겸하여 Computer Science 교육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왜 배우는지를 명확하게 이해시켜야 함을 강조하였다. 우리도 학회를 중심으로 어떤 사람으로 교육시키기를 원하는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대토론할 것을 제안한다.


결론

우리 SW산업이 적절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함으로써 SW생태계의 악순환은 시작되었다. 가뜩이나 열악한 상황에 이번에 또 미국 발 금융사태로 촉발된 글로발 경제 위기를 맞아서 다시 우리SW기업들이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 얻고 사회에서 소외 되어 가고 있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우리 젊은이들이 경험을 쌓을 일자리이다.

단순 개발은 3D업무라서 우리 젊은이의 일이 아니라고 치자. 우리가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요구분석하고, 발주하고, 설계하는 능력과 원격지에 있는 개발자를 활용하고 이들의 결과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능력은 갖추어야 할 것 아닌가? 신병 훈련을 받은 후 장교 교육을 받고, 초급 장교가 경험을 쌓아 장군이 되는 것처럼 프로그램 개발도 경험해 보아야 아키텍트가 되고,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위하여, 그들을 글로벌 시장의 경쟁의 장에 투입하기 위하여 기업은, 정부는,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하고 분발하여야 할 때이다.



참고자료

 

[1] ACM Report, “Globalization and Offshoring of Software,” Feb. 2006

[2] 지은희, “소프트웨어의 글로벌화와 새로운 국제분업”, SW Insight 정책리포트, 소프트웨어진흥원, 2008년 3월.

[3] Giuseppe De Filippo, et al., “Can China compete in IT services ?” The McKinsey Quarterly, Nov. 2005.

[4] Enrico Benni and Alex Peng, “China’s Opportunity in Offshore Services”, The McKinsey Quarterly, May. 2008.

[5] OECD Information Technology Outlook, 2006

[6] B. Shao & J. David, “The Impact of Offshore Outsourcing on IT workers in Developed Country”, Comm. of ACM, Feb. 2007

[7] 한국은행 조사부, “주력산업으로서의 IT산업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한국은행, 2007

[8] M, Furst, et al., “Threads: How to restructure a computer science for a flat world”,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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