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의 수호천사가 아닐까?
오늘 하마터면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다.
그녀와 그녀의 동생과의 저녁약속으로 안양을 향하던 중 오늘밤 자정까지 제출기한인 기말고사 보고서가 번뜩! 생각나서 버스를 돌려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아뿔사 카메라 가방에 카메라가 없다.
곰곰... 곰곰...
이전 버스에서 두고 내린듯.
억장이 무너지고 눈의 셔터가 내린채 올라갈 줄을 모른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머리속엔 자욱히 커다란 숫자들이 아른거린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에게 이르듯 '영실아~ 나 카메라가 없어... ㅠ.ㅠ'
왜 그 순간에 그런 전화를 했었는지.. 도통... 애처럼.
카메라는 다행히 그 버스의 종점까지 자기혼자 잘도 갔다.
꽤나 먼거리였는데 지 혼자 잘도 갔다.
왼쪽 사진은 버스 종점에서 카메라를 찾아나오면서 찍은 컷.
부대에서 그 날. 그리고 오늘.
감당할 수 없을만큼 두려운 날이면 그녀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녀가 날 보호해주리라는 확신도 그럴 가능성도 없지만 그래도 그녀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내 수호천사가 아닐까.
덧: 오늘 길에 보았던 그 오토바이 사고. 모두 무사하길. 나 또한 안전운행하길.